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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 |
[
2010-12-07 16:4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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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께서 돌아가셨다.
그토록 애정을 갖고 있던 당신 삶의 터에서 생을 마감하셨다.
제자들이 가끔 스승님께 불만을 얘기하면
“절이 떠나나 중이 떠나야지...”하시며 싫으면 떠나라고 일갈하시던
그 ‘절’이 중은 두고 스스로 떠나셨다.
스승님이 사람을 보는 이분법적 시선은
“그림 할 놈”과 “그림 못할 놈”이었다.
나는 어느 쪽이었을까....
나 스스로 그림 할 놈의 범주에 넣고 싶은 것은
그림에 대한 애착과 그림에 대한 끝없는 욕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터였을까... 당신이 떠나야할 때를 아신 건지
스승님께선 제자들 그림에 일체 관여를 안하셨다.
섭섭해 하는 제자들에게
“내가 언제까지 자네들 곁에 있겠는가, 그림은 혼자 하는 거야”
그래...그림은 혼자 하는 거지.
스승님이 안 계신 지금
그림이라는 아득한 벽 앞에 서서
‘선생님, 어떻게 하면 되죠?’ 여쭈면
‘그림은 혼자 하는 거’라는
스승님의 말씀이 들리는 것 같다.
그동안 그림을 참 편하게 했었단 생각이 비로소 든다.
내가 해야 할 고민을 스승님께 미루며
잘 되면 내 탓, 안되면 스승탓을 하며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준 시간들이었다.
이제 이 모든 것을 오롯이 내가 안고 가야한다.
내 그림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내가 지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야한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2010년 인천 미협전 '그림을 읽다'전에 올렸던 작가 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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